대한민국 가요사에 짧지만 너무나 굵고 강렬한 족적을 남기신 전설적인 가수, 배호 선생님. 중저음의 독보적인 보이스와 폐부를 찌르는 듯한 애절한 감성으로 1960년대 후반 한국 가요계를 뒤흔드셨던 배호 선생님의 존함 앞에는 늘 '전설', '불멸', '요절한 천재'와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너무나 짧았던 29년의 생애였지만, 배호 선생님께서 남기신 노래들은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시며 위로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비록 MZ세대에게는 낯설 수 있지만, 우리 아버지 세대에게는 영원한 우상이셨던 가수 배호 선생님의 삶과 음악 세계, 그리고 선생님의 대표곡들을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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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배호 선생님 스토리 & 프로필
- 본명: 배만금 (裵晩今) - 일부 자료에는 배신웅(裵信雄)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초기 자료 및 다수 자료에 배만금으로 표기됨
- 출생: 1942년 4월 24일, 중화민국 산둥성 지난시
- 사망: 1971년 11월 7일 (향년 29세),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 학력: 삼성중학교 중퇴
- 종교: 개신교
- 데뷔: 1963년 싱글 '굳바이 (Goodbye)'
- 신체: 약 180cm (추정)
- 활동 기간: 1963년 ~ 197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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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배호 선생님께서는 1942년 중국 산둥성에서 광복군 집안의 후손으로 태어나셨습니다. 해방 후 가족과 함께 귀국하시어 서울에서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니셨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삼성중학교를 중퇴하셔야 했습니다.
음악에 대한 열정은 일찍부터 남달랐던 것으로 보이셨던 듯합니다. 배호 선생님께서는 TBC 동양방송 악단장이셨던 외숙부 김광수(작곡가 김광빈의 형) 선생님의 악단 등에서 드럼을 연주하시며 10대 후반의 나이에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이후 1960년대 초, 6~7인조 캄보 밴드인 '배호와 그 악단'을 결성하여 활동하시며 점차 음악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셨습니다.
1963년, 외삼촌이신 작곡가 김광빈 선생님께 받은 곡 '굿바이(굳바이)', '사랑의 화살' 등을 발표하시며 '배호'라는 예명으로 정식 데뷔하셨습니다. 1964년에는 '두메산골' 등이 포함된 음반을 취입하셨지만, 이 시기까지는 큰 반향을 얻지 못하시고 드러머 활동을 병행하시며 어려운 무명 시절을 보내셨습니다. 초기 배호 선생님의 음악은 트로트보다는 재즈나 라틴 음악의 영향을 받은 스탠더드 팝 계열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던 1966년, 스물넷의 젊으신 나이에 만성 신장염이라는 지병이 발병하시는 시련을 맞으셨습니다. 건강이 악화되시는 와중에도 '황금의 눈', '홍콩 66번지' 등을 발표하시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셨습니다.
배호 선생님의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곡은 1967년에 발표된 '돌아가는 삼각지'입니다. 작곡가 배상태 선생님께서 만드신 이 정통 트로트 곡은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배호 선생님을 단숨에 당대 최고의 인기 가수 반열에 올려놓았습니다.
이후 배호 선생님께서는 본격적으로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시어 '누가 울어',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시며 1960년대 후반 가요계를 평정하셨습니다. MBC 10대 가수, TBC 방송가요대상 등 각종 상을 휩쓸으셨고, 영화에도 출연하시는 등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셨습니다.
하지만 배호 선생님의 전성기는 너무나 짧았습니다. 지병인 신장염은 계속해서 선생님을 괴롭혔고,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건강은 급격히 악화되셨습니다. 방송 출연 중 휠체어에 의지하신 채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이 포착될 정도로 병세는 깊어지셨습니다.
1971년 10월,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DJ 이종환)에 마지막으로 출연하시고 귀가하시던 길에 비를 맞고 감기에 걸리신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급격히 악화된 신장염으로 인해 결국 1971년 11월 7일, 결혼도 하지 못하신 채 만 29세라는 너무나 젊으신 나이에 세상을 떠나시고 마셨습니다.
배호 선생님의 요절은 대중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습니다. 하지만 배호 선생님의 음악은 선생님 사후에도 오랫동안 생명력을 이어갔습니다. 배호 선생님의 인기가 워낙 대단했기에, 선생님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이른바 '쉐도우 싱어' (가짜 배호)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배호 선생님 사후에 발매된 상당수의 베스트 앨범에는 이들 모창 가수가 부른 곡들이 섞여 있기도 했습니다. 이는 배호 선생님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었습니다.
배호 선생님 사후, 선생님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었습니다. 2003년 10월 20일, 대한민국 대중가요 발전에 기여하신 공로로 옥관문화훈장이 추서되셨으며, 2003년부터는 선생님의 함자를 딴 '배호 가요제'가 매년 열리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김선영 작가님의 '배호평전'이 출간되었고, 배호 선생님의 대표곡 '돌아가는 삼각지'의 배경이 된 서울 용산구 삼각지의 한 거리가 '배호 길'로 명명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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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도별 주요커리어
배호 선생님께서는 약 5년간의 짧은 전성기 동안 10여 개 음반사에서 20여 장의 음반을 발매하셨으며, 총 200여 곡의 노래를 남기셨습니다.
연도 | 주요 커리어 |
---|---|
1963년 (만 21세) | 예명 ‘배호’로 데뷔, 데뷔곡 '굿바이', '사랑의 화살' (오리엔트 레코드) 발표 |
1964년 (만 22세)~1965년 (만 23세) | 데뷔곡 음반 취입 -'두메산골'등 6곡 (톱 힛트 레코드), 캄보 밴드 '배호와 그 악단' 운영 |
1966년 (만 24세) | 신장염 발병, '황금의 눈' (지구 레코드) 및 '홍콩 66번지' (신세기 레코드) 발표 |
1967년 (만 25세) | '누가 울어', '안개속으로 가 버린 사람' (뉴스타 전속) 등을 병상에서 발매, '돌아가는 삼각지' (아세아 전속)발표 |
1967년 (만 25세) ~1968년 (만 26세) | 각 매스컴 주최 행사에서 가수상 수상: MBC 10대 가수상(라디오)·TBC 방송가요대상 등, 각종 영화 출연 |
1969년 (만 27세)~1970년 (만 28세) | MBC 10대 가수상(TV) 등 (신세기 전속, 지구 전속) 가수활동 5년 동안 총 30여개 부문에서 각종 가수상 수상 |
1971년 7월 (만 29세) | '마지막 잎새', '영시의 이별'등 마지막 음반 발표 (유작), 11월 7일 영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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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표곡 리스트
아래 목록의 곡들은 대부분 발표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메가 히트곡들입니다.
발표연도 | 제목 |
---|---|
1963년 | 굿바이 |
1965년 | 안개속에 가버린 사람 |
1966년 | 누가 울어 |
1966년 | 두메산골 |
1966년 | 황금의 눈 |
1967년 | 돌아가는 삼각지 |
1967년 | 비겁한 맹세 |
1967년 | 안개 낀 장충단 공원 |
1968년 | 능금빛 순정 |
1968년 | 파도 |
1968년 | 황토 십리 길 |
1969년 | 그 이름 |
1969년 | 당신 |
1969년 | 만나면 괴로워 |
1970년 | 막차로 떠난 여자 |
1970년 | 비 내리는 명동 |
1970년 | 오늘은 고백한다 |
1971년 | 마지막 잎새 (유작) |
1971년 | 영시의 이별 (유작) |
(기타) | 안녕 (리메이크) |
(기타) | 추풍령 (리메이크) |
(기타) | 울고 싶어 |
(기타) | 0시의 이별 |
(기타) | 마도로스 부기 |
4. 대표곡 가사
< 누가 울어 >
소리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슬비
누가 울어 이 한밤
잊었던 추억인가
멀리 가버린 내 사랑은
돌아올 길 없는데
피가 맺히게 그 누가 울어 울어
검은 눈을 적시나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 같은 이슬비
누가 울어 이 한밤
잊었던 상처인가
멀리 떠나간 내 사랑은
기억조차 없는데
애가 타도록 그 누가 울어 울어
검은 눈을 적시나
< 돌아가는 삼각지 >
삼각지 로타리에 궂은 비는 오는데
잃어버린 그 사랑을 아쉬워하며
비에 젖어 한숨짓는 외로운 사나이가
서글피 찾아왔다 울고 가는 삼각지
(간주)
삼각지 로터리를 헤매 도는 이 발길
떠나 버린 그 사랑을 그리워하며
눈물 젖어 불러 보는 외로운 사나이가
남 몰래 찾아왔다 돌아가는 삼각지
< 안개 낀 장충단 공원 >
안개 낀 장충단공원 누구를 찾아왔나
낙엽송 고목을 말없이 쓸어안고 울고만 있을까
지난날 이 자리에 새긴 그 이름 뚜렷이 남은 이 글씨
다시 한번 어루만지며 떠나가는 장충단공원
(간주)
비탈길 산길을 따라 거닐던 산기슭에
수많은 사연에 가슴을 움켜쥐고 울고만 있을까
가버린 그 사람의 남긴 발자취 낙엽만 쌓여있는데
외로움을 달래가면서 돌아서는 장충단공원
< 안녕 >
후회하지 않아요 울지도 않아요
당신이 먼저 가버린 뒤 나 혼자 외로워지면
그때 빗속에 젖어 서글픈 가로등 밑을
돌아서며 남몰래 흐느껴 울 안녕
후회하지 말아요 울지도 말아요
세월이 흘러가버린 뒤 못 잊어 생각이 나면
그때 빗속에 젖어 서글픈 가로등 밑을
찾아와서 다시 또 흐느껴 울 안녕
< 추풍령 >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보며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그립구나 추풍령 고개
기적도 숨이 차서
목메어 울고 가는
추풍령 굽이마다 싸늘한 철길.
떠나간 아쉬움이 뼈에 사무쳐
거친 두 뺨 위에 눈물이 어려
그 모습 그렸구나 추풍령 고개
< 두메산골 >
산을 넘고 물을 건너 고향 찾아서
너 보고 찾아왔네 두메 나 산골
도라지 꽃 피는 그날 맹세를 걸고 떠났지
산딸기 물에 흘러 떠나가도
두 번 다시 타향에 아니 가련다
풀피리 불며불며 노래하면서
너와 살련다
< 마지막 잎새 >
그 시절 푸르던 잎 어느덧 낙엽 지고
달빛만 싸늘히 허전한 가지
바람도 살며시 비켜 가 것만
그 얼마나 참았던 사무친 상처길래
흐느끼며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
(간주)
싸늘히 파고드는 가슴을 파고들어
오가는 발길도 끊어진 거리
애타게 부르며 서로 찾을걸
어이해 보내고 참았던 눈물일래
흐느끼며 길 떠나는 마지막 잎새
< 울고 싶어 >
1. 왜 그런지 나도 몰라 울고만 싶은 마음
너무나도 그 사랑에 상처가 깊었는지
몸부림쳐 울고 싶네 소리치며 울고 싶네
아무리 흐느끼며 울어도 소용없는
이 마음 누가 아랴 어쩐지 울고만 싶어
2. 왜 그런지 나도 몰라 울고만 싶어
그 누구가 그 사랑을 앗아가 버렸는지
못 견디게 아픈 마음 소리치며 울고 싶네
내리는 빗소리는 슬픔의 눈물인가
이 마음 누가 아랴 어쩐지 울고만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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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호 선생님 노래 모음
배호 선생님의 노래는 워낙 명곡이 많아 어느 한 곡을 꼽기 어렵습니다. 선생님 사후에도 수많은 베스트 앨범이 발매되었지만, 앞서 언급했듯 모창 가수의 목소리가 담긴 경우도 있어 음원 선택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배호 선생님의 진정한 목소리와 감성을 느끼시고 싶으시다면, 정식 라이선스를 통해 발매된 음반이나 신뢰할 수 있는 음원 플랫폼(유튜브 등)에서 제공하는 공식 음원 또는 검증된 노래 모음을 찾아 들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의 대표곡 '돌아가는 삼각지', '누가 울어',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마지막 잎새', '안녕' 등은 반드시 들어봐야 할 명곡이며, 선생님의 전체 앨범을 감상하시는 것도 선생님의 음악 세계를 이해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6. 배호 선생님의 유산과 평가
배호 선생님께서는 한국 대중음악사에 '배호 스타일'이라는 독창적인 영역을 구축하신 아티스트입니다. 감정을 극도로 절제하시면서도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리시는 선생님의 창법은 후대 트로트 가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으며, '한국형 발라드의 창시자', '감성의 대변자'로 평가받으십니다.
배호 선생님의 노래는 단순한 유행가를 넘어 시대의 아픔과 서민들의 정서를 담아낸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돌아가는 삼각지'처럼 특정 장소와 결합하여 지역의 아이콘이 된 경우도 있습니다.
선생님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과 음악은 다큐멘터리, 평전, 추모 공연, 가요제 등을 통해 끊임없이 재조명되고 있으며, 이는 선생님께서 단순한 과거의 스타가 아닌, 현재에도 살아 숨 쉬는 전설임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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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맺음말
29년이라는 짧은 생을 살다 가셨지만, 배호 선생님께서 남기신 음악적 울림은 시대를 넘어 계속되고 있습니다. 병마와 싸우시면서도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셨던 선생님의 노래들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깊은 위로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전설적인 가수 배호 선생님, 선생님의 함자와 노래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우리 곁에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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